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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이곳저곳 / 근래 성남에서 먹은 짬뽕들 모음.먹부림/식당 2018. 12. 15. 17:45
근래 성남 이곳저곳에서 짬뽕을 많이 먹었는데, 각각 하나씩 포스팅을 하기가 번거로워서 그냥 몰아넣어본다.
마침 다섯 군데지만 딱히 성남 5대 짬뽕이라거나 그런 건 아니다.
- 태평동 쮸
그냥 짬뽕 주세요 하면 나오는 해물 짬뽕(\5,900).
5,900원은 행사가이고 본래 가격이 따로 있지만 연중 내내 행사를 한다.
상호에서 사뭇 애교가 느껴지는 쮸는 흔히 성남 구시청이라고 부르는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중식집이다. 여담으로 이 근처는 머지 않아 성남 의료원 부근으로 통하게 되려나 궁금해진다.
이곳의 짬뽕은 내 기준 상으로 태평동에서 먹을 수 있는 짬뽕 중 가장 내 취향에 근접한 것으로 치고 있다. 개인적으로 짬뽕이 갖추기를 바라는 세 가지(매움/감칠맛/나트륨) 중 매움을 뺀 나머지를 너무나도 오롯이 갖췄다는 생각이고, 바꿔 말하면 맵지 않은 점 정도가 늘 조금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짬뽕에 들어가는 해물과 채소는 그때그때 바뀌지 싶은데(딱히 제철을 의식한다는 느낌은 아니고 그때그때 기분 따라 시세 따라 바뀌는 듯), 처음에 방문했을 땐 그닥 즐기지 않는 홍합 대신 바지락을 올려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난다. 사진을 남긴 이날은 바지락이 없었고, 대신이라기엔 뭣하지만 짬뽕 건더기로서 흔치 않은 느타리와 얇게 저민 샐러리가 들어가 있어 특색 있었다.
공장제를 납품 받아 사용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면은 여느 중화면보다 굵은 칼국수 같은 면으로, 이 또한 짠기와 감칠맛이 넘치는 국물과 잘 어울린다. 여느 중화면처럼 간수 향이 강하지 않은 점도 호감. 다만 언젠가 먹은 짜장면도 같은 면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게 짜장에는 잘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신흥동 참진짜장짬뽕
신辛 짬뽕(\7,000). 선택할 때 매운 정도를 고를 수 있고, 제일 맵게 주문하면 정말 매운데 괜찮으시겠냐고 걱정도 해준다. 면류는 곱빼기를 주문해도 추가 요금이 없다기에 곱빼기로 주문했다.
참진짜장짬뽕은 근래 들어 새로 입점한 체인점이다. 행정 상으로는 신흥동이라지만 신흥역과의 거리는 상당하고, 상기한 쮸의 바로 맞은 편이다 보니 사실상 태평동이라고 봐도 될 듯하다. 아직은 성남 만을 중심으로 세를 넓히고 있는 프랜차이즈인 듯해 한때의 담소사골순대를 떠올리게 되는데, 마침 담소사골순대의 옆집인가 옆옆집 아니면 옆옆옆집이기도 하다.
먼저부터 있어온 야탑점이 짬뽕의 맛과 가성비 면에서 호평을 받는 것을 봐온 바 기대를 하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앞서 봐온 호평에 어느 정도 동조할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흔한 배달집 짬뽕에 비하면 바디감이 있는 육수에, 새우를 비롯해 아쉽지 않게 들어 있는 해물, 적당히 불맛 나게끔 볶아진 채소 간의 궁합이 무난하다. 언젠가부터 종종 봐온 배달 안 하는 짬뽕 전문점들의 기본적인 맛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니, 내 취향은 아닐지라도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정도. 굳이 따지면 가뜩이나 손이 잘 안 가는 홍합의 씨알이 살면서 봐온 것 중에 제일 작아서 '이런 건 도대체 어디서 구해오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제일 맵게 주문한 짬뽕이 정말 제법 매워서 이 부분은 만족스러웠다.
신흥동 의천각
그냥 짬뽕(\4,500). 홀 가격이다 보니 저렴한 편.
의천각은 흔한 동네 배달집 중 한 곳인데, 일대 주민들 사이에서 아는 사람만 안다는 숨은 가게처럼 묘사가 돼있는 것을 보고 찾아간 가게다. 가게 외관이 워낙 흥미롭게 낡아서 이 때문에라도 찾게 된 감이 있다.
배달집으로서는 드물게 짬뽕을 주문하면 그때부터 재료를 볶아 만들어준다고 들었고, 실제로 그래서 좋았지만 기존에 봤던 묘사처럼 불맛이 나는 등의 특출함까지는 없었다. 다른 배달집에서도 가끔 시간이 맞으면 오래 끓여둔 짬뽕 대신 갓 끓인 것을 먹게 될 때가 있는데 그것보다 좀 더 나은 정도를 기대하면 되겠다. 보기에 따라 대단할 게 없는 한편, 저렴한 가격으로 웬만한 배달집보다 확실히 맛이 있는 만큼 가까이 있었더라면 자주 찾았으려니 생각했다. 40분을 걸어올 정도는 아니었고.
꼭 짬뽕이 아니더라도 짜장면이나 볶음밥이 당길 때 갈 만한 곳 같았기에 우리 동네가 아닌 것이 아쉬웠다. 볶음밥을 주문하면 짬뽕 국물 대신 계란국을 준다는 모양이다.
태평동 바다해물짬뽕
짬뽕(\7,000. 현재는 점심 시간에만 \4,900).
근처의 초등학교를 다니는 학생이거나 마실 나온 백수가 아니고서야 좀처럼 찾을 일이 없는 골목에 웬 짬뽕 전문점이 하나 새로 생겨 있었다. 점심 시간 한정으로 식사류를 할인하고 있었는데, 마침 지나가던 시간이 이에 해당했던 백수는 가게 안으로 발길을 옮겼다고 한다.
국물의 풍미가 상기한 참진짜장짬뽕과 매우 흡사한 한편, 양파와 양배추가 그득해서인지 달큰함이 좀 더 있었다. 그러고 보면 가게 벽면에도 짬뽕 전문점으로서는 뜬금 없게 양파의 효능이 붙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양파 부심이라는 게 있는 건가 싶다. 하긴 몸에 좋다고 많이들 말하긴 하더라.
아직 영업을 한지 얼마 안 돼서인지 그리 많지 않은 주문에도 기다림이 길었고, 이 와중에 해물의 양도 다른 테이블에 쏠려 들어간 것인지 내 그릇은 홍합 몇 개를 빼면 바다니 해물이니 하는 상호가 머쓱해할 정도였던지라 아쉬움이 있었다. 할인가로 먹고도 아쉬웠으니 하물며 제값을 줬더라면 더 많이 아쉬웠겠지. 울었을지도 모른다.
이곳 사장님이 장사에 익숙해질 때쯤 다시 찾아볼까 싶기도 했으나, 사실 저때를 기준으로 음식을 덜 기다리고 해물이 더 들어 있었어도 내 취향에 딱 맞지는 않을 것 같으니 생략하기로 한다. 최근부터 배달 어플에서 눈에 띄기 시작했는데 나름대로 호평 받고 있는 듯하다.
DAUM지도 일해라.
산성동 홍짜장
홍짬뽕(\7,000). 언제부턴가 맵게/안 맵게를 고를 수 있게 되었고 그래도 난 맵게 먹는다.
홍짬뽕은 그냥 짬뽕보다 더 맵고, 오징어랑 꽃게 등 해물이 더 들어간다.
홍짜장은 양재동에 살며 회사 생활을 할 때 알게 된 것을 계기로 이따금 찾아가곤 하는 체인점이다. 짜장면을 비롯한 다양한 메뉴를 팔지만 개인적으로는 홍짬뽕 말고 다른 메뉴는 굳이 이곳에서 먹을 생각을 안 한다. 반대로 홍짬뽕은 굳이 이걸 먹겠다고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홍짜장 지점을 찾고 버스를 타기도 하는데, 사실 그럴 정도로 특출한 맛이 있어서라기보단 이곳만의 달큰하고 개운하면서 나를 만족시킬 정도로 매운 국물 맛이 순전히 내 입에 맞아서이다.
산성역의 홍짜장은 엄밀히 말해 그간 봐온 홍짜장 체인 중 우수한 곳이 아니지만, 어쨌든 집에서 가깝다 보니 그냥저냥 제일 자주 찾아온 지점이다. 솔직히 사장님 솜씨가 썩 좋지 않다 보니 면은 늘상 불어서 나오고, 국물 염도도 오락가락 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 없는 솜씨가 어떤 면으로는 장점이 되기도 해서, 새로 생겨난 홍짜장들이 불맛을 낸다며 국물 맛에 흠결을 내는 중에도(자연스러운 불맛이라면 싫어하지 않지만 홍짬뽕에는 바라지 않는다) 이 집은 기교나 별첨 없이 양재에서 먹던 순수한 홍짬뽕 맛을 재현한다는 느낌이다.
사진 상으로는 숙주의 양도 그렇고 푸짐해 보이는 담음새지만 실은 이조차도 원래는 가격 값을 제대로 한다는 느낌이 아니었는데, 몇 달 전인가부터 배달을 시작하며 좋은 방향으로 어레인지를 가한 듯하다. 또한 면도 전보다 덜 불어 있고, 국물도 그렇게까지 오락가락하지는 않는 듯 괜찮게 변했다. 대신 배달이 흥하는 바람인지 음식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졌다고 체감이 되는데, 그 반동으로 몇년 간 일관적으로 낮게 유지돼온 음식 퀄리티가 올라갔다고 생각되니 불평은 안 하려고 한다.
막상 다 쓰고 보니 이정도로 할 말이 많았으면 그냥 쪼개서 써도 됐을 것을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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